산행 이야기

12/08/18 대간 남진 그 여섯 번째 진고개에서 닭목령까지(40키로)

송암62 2012. 8. 28. 12:53

12/08/18 대간 남진 그 여섯 번째 진고개에서 닭목령까지

▷ 일 시 : 2012. 08. 17~18.(금~토)
▷ 산행거리 : 39.37km
▷ 산행시간 : 11시간 26분
▷ 산행코스 : 진고개 - 노인봉 - 소황병산 - 매봉 - 동해전망대 - 곤신봉 - 선자령 - 새봉 - 대관령 - 능경봉 - 샘터 - 전망대 - 고루포기산 - 왕산제2쉼터 - 왕산제1쉼터 - 닭목령

오늘은 백두대간 남진을 시작한지 여섯번째이다.

진고개에서 노인봉과 소황병산 선자령과 대관령을 거쳐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을 지나 닭목재까지다.

대부분 36구간으로 진행하는 대간꾼들은 진고개에서 대관령까지를 한 구간...
그리고 그 다음구간인 대관령에서 닭목령을 지나 삽당령까지를 한 구간...
삽당령에서 두리봉과 석병산을 지나 백봉령까지를 한 구간으로 종주한다.

그러나 우리는 36구간에서 8구간을 단축한 28구간으로 계획하고 있기에...
이곳에서 세 구간을 두 구간으로 한 구간을 단축하는 전략이다.

대체로 완만한 능선을 가진 진-대(진고개에서 대관령까지)구간을 아침식사 전에 가능한 빨리 주파하고, 대관령에서 아침을 먹은 후, 닭목재까지 종주한다는...

그래서 여느 때와 달리 한시간 일찍 사당에서 만나, 보통 3시 경에 산행을 시작하는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두 시 경에 시작하기로 한다.

거리는
진-대 구간 25.5키로...
대-닭 구간 13.5키로...
도합 39키로 정도...

대략 예상시간은
진-대 구간 8-9시간...
대-닭 구간 4-5시간...
시속 3키로를 예상할 때 13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

마루금의 고저차 및 갯수는 지난 조-구(조침령에서 구룡령까지)구간과 구-진(구룡령에서 진고개까지)구간에 비하면 비교적 쉬운... ㅎㅎ

진고개에서 출발해서 노인봉까지 4키로 구간 중 중간 1.5키로 정도가 250여 미터의 된비알이고...
소황병산 바로 아래에서 약 1.5키로 정도가 약 200여 미터의 된비알이고...
마지막 선자령에서 약 200여 미터의 된비알이 있다.

그리고 이 구간 역시 오대산 출입금지구간을 포함하고 있다.
이 얘기는 국공과의 불편한 조우를 피해 해당 구간을 신속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

코스가 장거리다 보니 가능한 한 배낭무게를 줄이기 위해 아침은 대관령에서 먹자고 한다.
그래서 최소한의 식수와 행동식만을 챙겨들고 간편한 배낭으로 준비하란다.

몇 몇 산우님들께서는 사전에 공지된 대로 허리에 차는 간편한 배낭에서부터 식수만 담을 수 있는 개구리배낭(?) 등 몸에 착 달라붙는 간편한 복장으로 무장했다.
가만히 보니 우리 대간팀의 두번째 왕고참 들풀형님을 보니 반바지 차림에 신발도 가벼운 신발로 무장했다.

헐~!

평소에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항상 선두그룹을 유지하시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설태 지태 영알태 등을 너끈히 해내시던 분이신데...
그런데 오늘의 복장은 평소와 많이 달라 의아해 하고있는데 ...
머잖아 열릴 예정인 춘천(?) 마라톤 대회에 참가를 위해 연습을 겸한 것이라는 것...
마침 코스가 임도 등으로 인해 완만하고 평탄해서 마라톤을 연습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것...

대단한 분이시다!^^

작년에 환갑을 맞아 그 기념으로 자녀들에게 요구한 선물이 전 가족이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는...ㅋㅋ

자녀들 입장에선 얼마나 황당했을지 안봐도 삼천리다. ㅎㅎ

결국 온 가족을 데리고 마라톤을 참가했다는 것은 우리 대간팀에겐 이미 알려진 사실...ㅋㅋ

어쨋든...
그러나 난 다른 배낭도 준비 못 했을 뿐더러 기왕지사 장거리 종주에 대한 체력도 배양할 겸 그냥 평소처럼 준비하고 나선다.

01:55 진고개 출발
하늘을 보니 구름이 많은지 별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기온은 여름답지 않게 다소 쌀쌀한 것이 산행하기 딱 좋아 보인다.
지난 구간도 그렇고, 그 전구간도 그렇고, 최근 계속 기온이 산행하기 딱 좋아 너무 행복하다.

비록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풍광은 별로지만...

진고개를 뒤로 하고 처음 완만한 경사를 지나 평탄한 길로 약 1키로 정도 진행하더니 본격적으로 된비알을 만난다.
돌계단과 나무계단의 반복 속에 한참을 올라채니 드디어 노인봉 갈림길이다.

보통 진고개에서 이 곳 노인봉 갈림길까지는 약 1시간에서 1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고 했는데...
현재 도착시간은 03시가 조금 못 되었다.

노인봉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250미터 정도 오르니 노인봉 정상이다.
바람은 시원하지만 캄캄한 어둠과 안개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 서둘러 인증샷만을 남긴채, 다시 갈림길로 하산하여 올라오던 반대쪽인 왼쪽 대피소 쪽으로 진행한다.

이 곳 대피소에서 계속 직진하게 되면 소금강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야 할 대간 길은 대피소 앞쪽 출입금지 목책을 넘어서 소황병산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또 다시 범법자의 길로 들어선다.

목책을 넘어 키를 넘는 잡목 숲을 헤치고 나아가니 평평한 지역이 나온다.
여기서 소황병산까지는 대략 30~40여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이어진 내리막과 평탄한 길을 지나 또 다시 된비알을 만나 올라채니 국립공원 감시초소인 듯 시커먼 건물이 있다.

소황병산 정상은 초소 앞으로 500M정도 진행해야 정상석이 있고, 대간길은 초소를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꺽어져 진행해야 한단다.

어쨋든 이제 오르막은 끝나고, 조그만 구릉지대를 넘어서 선자령까지 진행한다니 다소 위안이 된다.

진고개에서 여기까지 도상으로 7.7키로...
현재시각 03;55
경과시간 02:00
아직까지 오늘 가야할 거리의 1/5도 못 왔다. ㅠㅠ

그러나 나 역시 장거리에 대한 대비로 너무 앞서지 않고 후미에 서서 살방살방 쫒아가며 체력소모를 최소한으로 한다.

다시 출입금지 목책이 나타나고, 대간길은 이곳을 넘어야 이어진다고 한다.

이곳부터는 시그널이 없기 때문에 선두를 놓치면 길을 찾기가 어려워진다고...

이곳이 고산지 습지지역이기 때문에 시그널을 국립공원에서 모두 제거해 버렸단다...

또한 가파르게 내리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이 곳을 지난 겨울엔 그냥 주저앉아 썰매를 타고 내려 갔었지...ㅎㅎㅎ
어휴! 그때 그 칼바람이란... ㅠㅠ

지난 4기 때 이 곳을 지나가신 온당님의 경험담이다... ㅎㅎ

내리막을 내려서니 물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아하~!
이곳이 샘터가 있다는 그 곳이구나!

사전에 학습해 둔 것을 생각하면서 진행하니 지루함도 다소 덜어지는 듯...

샘터를 지나면서 다시 보호목책이 나타나고, 삼양목장 초지대가 나온다.

대간 길은 목장 초지대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되고, 매봉근처에 오면 다시 출입금지 목책이 나타나고...
목책을 넘어서 매봉으로 가게 되면 매봉 못 미쳐서 오른쪽으로 목책이 또 나타난다.

이 목책을 넘어서면 이제 모든 위험단속구간을 지나게 된단다.

어둠은 서서히 걷히고 있으나, 짙은 안개와 흐린 날씨로 인해 조망은 별로다.

여기까지 오는데 얼추 12키로 정도 진행한 듯...

이 쯤 되면 약 4시간 정도 산행을 했을 정도라는데...
현재시간 05:50

칼이다! ㅎㅎ
어쩜 이렇게 정확할 수 있단 말인가.ㅎㅎ

여기서 우린 잠깐 쉬면서 요기를 한다.

원래 진고개에서 대관령까지 25키로만 진행할 때는 동해전망대까지 진행하고서 아침을 먹는다는데..
오늘 우리는 대략 13.5키로를 더 진행한 닭목령까지 가다보니 아침은 대관령에서 먹기로 했다.
그러나 일찍 산행을 시작하고 또한 4시간 정도 산행을 했으니 허기질 만한 시간이 된 것이다.

간단하게 행동식으로 요기를 마친 우리는 다시 초지 옆으로 나 있는 숲길로 들어서고 ...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서서 철조망을 넘어서니 ...
여기가 바로 매봉...
아니 “매봉 이여요”다.ㅎㅎ

산 정상이라기 보다 야트막한 구릉에 돌멩이 하나에 누군가 스프레이로 써 놓은 “매봉 이여요”...
참 정겹게 느껴진다. ㅎㅎ

이제부터는 광활한 삼양목장 초지대가 눈앞에 나타나고, 풍력발전기가 수없이 나타난다 ..

안개가 자욱한 것이 다소 흠이라면 흠이랄까...
시원하게 불어대는 바람에 풍력발전기에 달린 날개가 쉬지않고 돌아간다.

지난 겨울 이곳을 지나던 사람들의 사진에서 눈썹에 상고대가 맺힌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여름에 와서 만약에 바람이 안 불면 내 이놈의 선풍기 날개를 꺾어버리려고 했는데...
그러한 내 맘을 알았는지 무쟈게 빡쎄게 돌고 돌아간다.

임도따라 난 길에 풍력발전기 아래를 지나니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가 제법 위협을 한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진행하여 드디어 동해전망대에 도착...
시간을 보니 06:30분을 지나고 있다.
총 경과시간 04시간35분...

멀리 동해의 멋진 일출을 기대했으나,
구름이 많고 안개가 짙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그나마 우리를 위로해 주는 듯...

잠깐의 휴식과 인증샷 후, 다시 발걸음을 재촉...
바람의 언덕이라는 푯말이 있는 초지사이로 난 도로로 들어선다.

원래 이 곳은 초지대를 경계로 계속 진행을 해야 대간길로 이어지지만, 초지대를 가로지르면 삼양목장의 초지대가 훼손되기 때문에 최근엔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하는 것이라고...

윈윈작전!
상생이요, 공생이다!

서로 한발씩 양보해서 대간꾼들은 사유화되어 있는 대간길의 대간종주를 허락받았고...
목장에선 초지를 보호할 수 있었다?
합리적인 타협점으로 보인다.

임도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S자로 굽어진 임도길을 한참 앞서가시는 들플형님이 보이신다.

문득 같이 가는 길에 허구현님과 얄개형님에게 아침식사후 대관령에서 닭목재까지 누가 먼저 가는지 내기하자고 했다.

한때 마라톤맨으로서 풀코스를 3시간대에 종주한 경력을 가지고 계시는 얄개형님...
장거리 산행이나 마라톤은 해 본적없다지만 가장 젊고 힘찬 허구현님...
나야 뭐 운동신경이 가장 둔하지만, 그래도 나름 소시적엔 불교학생회 활동하며 1080배와 3000배 등으로 단련된...

무엇보다도 지난 겨울 백두대간 북진 때 이 곳을 한번 탐색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얄개형님과 허구현님은 처음 진행하는 구간이다보니 약간 머뭇거리는 듯...ㅎㅎ

그랬더니 이번엔 쿠키누님이 판을 키운다.ㅎㅎ

그러지 말고 세사람이 시합하고 그 세사람에게 나머지 사람이 배팅하잔다. ㅋㅋ

얄개 형수님께 누구한테 배팅하겠냐고 했더니 ...

아직 결정 못했는데 최소한 얄개형님은 아니란다.ㅋㅋㅋ

옛날엔 어쨋는지 모르지만, 최근 들어 날마다 음주로 문란한(?) 생활을 해 온 것을 보면 절대 우승감이 아니라고...ㅎㅎㅎ

그러다 다시 판이 커지더니 ...
특부형님과 경태형님도 끼워 넣고 시합하자고...ㅋㅋ

타이틀은 다음 대간길에 수박내기...^^

대간종주인지 국토순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종주를 한참 진행하고 있는데,
문득 임도 오른쪽으로 표지석으로 보이는 바위가 하나 나타나고 다가가서 보니 ‘곤신봉’이란다.

이런 횡재가 있나!
왠지 봉우리 하나를 거저먹는 기분이 든다.

곤신봉에서 저 멀리 구름에 가린 봉우리가 바로 선자령이란다.

곤신봉에서 인증샷을 날리고 계속된 임도로 진행하여 오르막을 오르는데,
이윽고 원래의 대간 마루금과 조우하더니, 조금 더 오르막을 올라채니, 선자령까지 300미터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나고,
이젠 임도를 벗어나 숲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된비알을 치고 올라간다.

숨을 헐떡이며 드디어 선자령에 도착...
오늘 아침식사 전에 올라야할 마지막 봉우리다.
시간을 보니 대략 7시30분 경...

선자령에서 대관령까지는 1시간 30분 내외의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선자령에서 내려가다 새봉으로 가는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어느 쪽으로 가던 상관은 없다고...

다만 왼쪽으로 가면 새봉 전망대를 통과하고, 오른쪽으로 가게되면 새봉을 돌아서 가게 된단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임도따라 한참 진행하다 보니 드디어 대관령이다.

대관령에 도착하니 8시50분이 되었다.

먼저 도착하신 들플형님은 식사를 마치고 한참 전에 출발했다고...
나도 서둘러 아침을 먹고 출발준비를 하는데 거보대장님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시고 허구현님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나는 얄개형님 부부와 그 뒤를 쫒고...

대관령 표지석에서 입구까지는 대략 700여미터를 평탄하게 진행하다가 본격적으로 숲길로 접어든다.

지난 겨울 깜깜한 어둠을 헤치고 오르던 길이 환한 낮에 보니 약간 생소하다.

그리고 지난 번엔 이 곳 대관령에서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26키로를 걷고나서 연장선상에서 맞이하다보니 체력적으로 약간 버겁게 느껴진다.

얄개형님과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며 된비알을 오르노라니 앞서가던 경태형님이 보인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된비알을 올라채니 드디어 능경봉이다.

지난 겨울 부끄러운 듯 눈만 빼꼼이 내밀고 있던 능경봉 정상석이 이젠 온전한 모습으로 우릴 반긴다.

인증샷을 찍고 앞서간 허구현님을 따라잡기위해 부지런히 서두른다.

얼마가지않아 행운의 돌탑을 만나고
얄개형님부부가 조그만 돌을 올리고 인증샷을 찍으니
이번엔 경태형님이 벽돌만한 크기의 돌을 올리고 인증샷을 날린다.

돌의 크기만큼이나 커다란 행운이 그 돌이 놓인 만큼 안정되게 찾아오는지 지켜볼 일이다.

계속된 내리막이 이어지고, 어느덧 경태형님도 서서히 뒤로 처지고, 셋이서 부지런히 진행하고 있는데...
하얀소형님이 성큼성큼 추격해오더니
아~~~~~무렇지 않게 그냥 추월해 가신다.

헐~!
빠르다!
그냥 똑같이 걸을 뿐인데 보폭이 큰가...
아니면 걸음이 빠른가...
순식간에 보이지 않는다. ㅠㅠ

샘터안부를 지나고 다시 오르막의 시작...
이 오르막의 끝에 전망대가 있고 거기서 조금만 더 진행하면 오늘의 마지막 정상 고루포기를 만나게 되리라.

고루포기만 지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내리막만 있으니 ...

거기서 승부를 내기 위한 속도전을 해야지...ㅋㅋ

이런 생각을 하며 마지막 힘을 내어 된비알을 올라채는데...

제길~! 아무리 가도 끝이 안보인다.ㅠㅠ

숨이 거의 턱에 차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듯...
이젠 더이상 못 가겠다 싶어 거의 그 자리에 주저앉기 직전...
바로 앞에 쉼터가 나온다.

어찌어찌 거기까지 올라가 그대로 벤치에 앉아 뒤로 벌러덩 누워버리고 만다.

지난 번하고는 확연히 다르다.

당연히 다를 수밖에...

지난 번엔 이 구간이 짧은 구간이었지만 지금은 현재 거의 30키로 이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

마침 반대방향으로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있어 앞서가던 거보대장님 일행을 뮬으니
4명 정도가 요기 바로 위 전망대에서 쉬고 있단다.

요기 바로 위?
선두가?

갑자기 없던 힘이 생긴다.
잘하면 선두와 합류도 되겠구나.

다시 힘을 내어 오르막을 오른다.
그런데 '요기 바로 위'라는 전망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완만한 때론 급한 오르막이 끝이 없이 계속된다.

하여간 산꾼들의 말은 믿을게 못돼...ㅠㅠ
얄개님과 같이 투덜거리며 전진하니 드디어 낯익은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미 선두는 떠나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이번엔 저 아래에서 아마 우리도 그러했을 표정으로 가뿐 숨을 몰아쉬며 쿠키누님을 대동하고 특부형님이 나타나신다.

오호! 대단한 쿠키누님!
벌써 여기까지 쫓아오시다니 ...

그런데 쿠키누님의 베낭이 보이지 않는다.

사태파악이 된다 ㅠㅠ

바야흐로 우리 특부님 명실상부하게 쿠키누님의 밥차로 임명...ㅋㅋ

이어서 경태님이 올라 오시고
조금더 있으니 매뉴얼 형님도 나타난다.

여기서 고루포기산 정상까지는 약 1키로 정도...

얄개형님 내외분은 하구현님을 따라잡기위해 벌써 떠나고
나는 기왕지사 늦은거 매뉴얼 형님과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진행하기로 한다.

이미 내기는 안중에도 없고 이젠 살방살방 진행모드로 전환...

짙은 구름으로 햇빛을 가려주고 종종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니
비록 지금이 한여름이라고 하지만 크게 어려움은 없다.

여름철 산행에서 가장 큰 적은 높은 습도와 뜨거운 태양인데,
오늘은 그나마 선선하게 느껴지는 날씨다.

전망대를 출발해서 15분여 비교적 평탄한 길과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오늘의 최고봉인 고루포기산에 도착한다.

이정표를 보니 이제 오늘의 종착지인 닭목령까지는 6.3키로 남았단다.
현재까지 진행거리는 약 33키로 정도...

많이왔다. ㅎㅎㅎ

그러나 현재시각 11시35분...
총 산행시간 9시간40분을 경과하고 있다.

항상 그렇듯 인증샷을 찍고서 메뉴얼형님과 고루포기산을 뒤로하고 출발...

내리막에 이어 오르막을 채며 왕산제2쉼터를 지나니 급경사에 계단이 놓여있다

지난 겨울에 이곳을 내려설 때 계단은 보이지 않고 눈쌓인 비탈만 있었는데...
이어 왕산 제2쉼터를 지나고 ...

진행시각 현재 12시도 넘어서고 가지고 온 음료도 바닥나고
누적된 피로에 점점 지쳐갈 무렵 ...

드디어 임도에 접어 들어 거의 산행 막바지에 접어들 즈음 전방에 반가운 분이 보인다.

바로 선두로 가셨던 들풀형님과 대간호프 거보대장님이시다. ㅎㅎ

막바지에 갈증과 피로를 한꺼번에 날릴 션한 맥주를 마시고 나니 다시 힘이 나고 이어진 숲길로 힘차게 들어선다.

짧지않은 숲길이 끝나고, 밭을 끼고 돌아선 날머리에 도착하니, 하얀소형님과 반지님, 그리고 자랑스런 허구현님, 그리고 앞서 간 얄개형님 부부가 반겨준다.

허구현님과 얄개형님 그리고 내가 경합을 벌인 이번 시합은 내가 꼴찌하고 말았다. ㅠㅠ

지난 구간 구룡령에서 진고개 구간에서 1위한 내가 깨끗하게 설욕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우리 세사람의 도전과 승부는 계속된다....쭈~~~~~~욱^^

어쨋든...
오늘도 한 구간을 션한 수박으로 갈증을 풀며 마무리한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진고개에서 출발준비...

 

01:55 드디어 진고개 출발...

 

언제 다시 볼꺼나... 진고개여...

 

난... 항상 초반엔 맨 꼬래비로 간다...^^

 

첫번째 정상 노인봉... 짙은 안개로 시야확보가 어렵다.^^

 

소황병산을 넘고나니... 날은 이미 환하게 밝아오고...

 

넓게 펼쳐진 초지대 ...

 

우린 초지대 옆으로 난 대간길을 걸어 매봉으로 향하고...

 

마지막 울타리를 넘어서서 잠시 휴식과 함께 행동식을 먹고...

 

 

먹었으니 출발...

 

나도 출발...

 

지난 겨울에 흰 눈이 덮여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했다는...초지대...

 

"매봉...이여요"에 도착해서 인증샷...짱님과 함께...

 

또 다시 출발...

 

초지대를 지나...

 

드디어 임도따라 진행...수많은 풍력발전기가 보이고...

 

맑은 날씨였으면 아름다운 장관이었을...그러나 안개속에서도 뭐 그렇게 나쁘지 않은...

 

계속 늘어선 풍력발전기...세찬 바람에 날깨는 쉼없이 돌아가고...

 

저멀리 동해바다엔 구름사이로 태양이 떠오른 듯...

 

거리가 긴 만큼 임도도 길게 늘어서고... 바람은 시원하고...

 

바닥에 놓인 날개하나...

 

키를 재보니 ... 헐...ㅠㅠ

 

 

대간종주인지... 국토대장정인지...

맨 오른쪽 빨간모자 쓴 여성분이 여자분중 가장 나이많은 바이올린님...50대 후반...

 

길이 편하니 수다는 끝없이 이어지고...

 

노란모자의 주인공은...우리 대간팀의 가장 연장자 에코님...나와 띠동갑...나보다 12살 많다. ㅠㅠ

 

원래 대간길은 숲과 초지의 경계따라 진행되는데... 초지보호를 위해 요즘엔 임도따라 진행한다고...

 

풍력 발전기의 날개는 쉬지않고 돌아가고...

 

누가 파헤쳐두었을까...사람의 짓은 아닌 듯한데...그렇다면 멧돼지...???

 

동해전망대에 도착...맑은 날씨라면 장관일텐데...

 

좌로부터 바이올린님, 가을양님, 꽃잔디님(얄개형님 어부인), 그리고 푸른향님...

 

그리고 으뜸상수님과 바위산님...

바위산님은 커다란 카메라를 목에 메고 줄곧 풍경과 꽃 그리고 우리들 인증샷을 찍어주신다...

 

이런~! 나도 찍혔네요...ㅎㅎㅎ

 

바람의 언덕으로 진입하면서...^^

 

길가다 거저 얻은 곤신봉...ㅋㅋ

 

 

드디어 선자령에 도착...아침밥먹기 전 마지막 봉우리다...

 

한번 더 ...

 

이제 아침밥을 먹기위해 대관령으로 내려가는 길...

가을양님과 함께 가다가 바위산형님에게 지대로 "찍혔다"...ㅎㅎㅎ

 

드디어 대관령 도착... 즐거운 식사시간...ㅋㅋ

 

서서히 출발준비를 하고...

 

능경봉에 도착...인증샷... 온 몸이 땀으로 범벅...

 

숨을 헐떡이며 겨우 올라선 전망대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멀리 삼양목장 초지대와 풍력발전기가 보이고...

 

 

저멀리 선자령도 보이고...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정상 고루포기산에 도착... 인증샷...^^

 

맥주병을 들고계시는 우리 대간팀 두번째 왕고참 들플님... 마라톤 연습도 할 겸 맨 먼저 닭목령도착... 09시간40분 소요...

그리고 우릴위해 거보대장님과 함께 다시 맥주를 배낭에 짊어지고 올라오셨다...^^

 

자! 이제 맥주도 한잔 했겠다. 마지막까지 함 달려볼까나?

으뜸상수형님의 결연한 각오가 느껴진다...ㅋㅋㅋ

 

두번째 왕고참 들플형님이 첫번째 왕고참 에코회장님께 한잔 더 올리시네요...ㅋㅋㅋ

 

마지막 숲길을 빠져나오고... 이 밭을 돌아가서 약300여미터만 진행하면 드디어 날머리다...

 

그렇게 도착한 날머리 닭목재...

총 진행거리 39.37키로... 총 진행시간 11시간26분 ...

 

션한 맥주와 맛있는 수박으로 갈증도 풀고...ㅋㅋㅋ

오늘도 무사히 한 구간을 종료한다...^^